예전에 논란이 되었던 소위 '차세대 경제교과서' 라는 고교용 교과서와 제가 인도의 그라민 은행에 갔을때의 자료들입니다. 이것들을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신용은 경제적 활동에 대한 평가??

저는 고등학교를 2005년에 졸업했는데, 교육과정이 바뀌어서 그런지 내용도 바뀌어 있었습니다. 특히 2003년 카드대란 이후에 '신용카드' 나 할부제도, 파생상품 등에 대한 설명들이 눈에 띄게 늘어있었고, 소비자 금융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이중에 '신용' 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었는데 아래와 같습니다.
차세대 경제교과서 (222페이지)
"믿을 수 없는 사람" 이라는 의미도 된다. 라는 표현을 보고 다소 뜨악했습니다.
과연 제도권이 만들어 낸다는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 는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일까요? 며칠전에 학자금 대출 실태의 조사를 위해 연세대학교의 '학자금 대출 정보공유'라는 싸이트를 들어가 보았는데,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과연 저런 평가시스템이 올바른건가" 에 대해 갸우뚱하게 됩니다. 물론, 수많은 사람의 신용에서 다른 사람들의 사정을 다 보아줄 수 있는건 아니니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하나의 잣대로 획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일까요? 제도권 금융에서의 '믿을만한 사람' 이란 돈 많은 사람을 의미하는 건가요?
대부분 저렇게 '믿을 수 없는 사람' 으로 낙인 찍힌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금리 30~60%를 오가는 사금융에 손을 대게 되고, 패가망신의 악순환을 계속 겪고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오신 부모님들의 갑자기 닥쳐온 금융위기로, 거의 헐값에 수십개월을 부었던 예금, 보험을 청산하고, 갑작스런 이자상환의 압박이, 혹은 고이율로 빌려야만 하는 것이 과연 "못믿을 사람이기 때문" 에라고 정당화 될 수 있을까요?
유누스, 가난이 없는 세상을 향해
하지만 또다른 답은 있었습니다. 이 교과서의 몇페이지를 더 넘겨 보니, 무함마드 유누스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 우연한 계기로 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융자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도권 금융이 부리는 횡포가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를 알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폐단은 아직도 여전합니다. 제도권 금융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갖은 핑계를 둘러대며 좀처럼 융자를 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태도에 맞서 가난한 사람들도 은행의 혜택을 입어야 하며, 이들에게 주어지는 융자는 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인간적 권리임을 입증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제도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할 때, 이들이 이제까지 업보처럼 짊어져야 했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적선이 아니라 평등한 기회입니다.
...(중략)
나는 우리가 그럴 의지만 있다면 세상으로부터 가난을 몰아낼 수 있다고 굳게 확신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융자 자체로는 가난에 종지부를 찍을 수 없습니다. 융자는 그저 가난을 면하게 하는 하나의 방편일 뿐입니다.
나는 그라민 은행을 통해 두가지를 배웠습니다. 하나는, 우리 개개인이 상호간의 관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실이 미흡하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하나는 개개인이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경제교과서 203페이지)
한번쯤, '시장원리' 에 의해 제공된다는 이자율이 과연 정말 '시장원리' 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인지 혹은 그것이 '정당' 한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이 되시지 않나요? 과연 나의 '경제활동' 을 평가하는 사람은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이자율은 합당한 것일까요? (글쎄 은행수입의 대부분은 대출이자와 예금이자의 이자 차이에서 비롯되고, 그 수익은 거의 대부분이 은행원들의 인건비로 쓰인다고 하더군요.)
저신용층에게 40%가 넘는 이자율은 합당한가?
위의 이야기도 그랬지만, 학자금 대출이자가 7%에 육박한다는 말을 듣고-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어떻게 저런 이자율이 결정된 것일까? 이런 이자율의 압박이나, 혹은 미상환시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과연 학생들의 공부할 의지를 꺾을만큼의 것인가.
저는 작년에 그라민 은행을 직접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물론 유누스는 보지 못했지만요;;)
글쎄 대체로 그라민은행의 Microcredit을 가지고 비판을 제기하시는 분들 중에 '이자율이 높다' 를 그 근거로 제시하는 분들이 있고, 이자율이 높은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옹호를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라민 은행의 '신용등급' 체계와 그에 따르는 이자율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그라민 은행의 일반 이율이 17~20% 정도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국내 금리와 비교해서 싼지 아닌지를 비교해 보려면 몇가지 지표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일단, 인도의 경우는 기본적으로 대출금리가 매우 높은 편입니다. (자금시장이 발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보면 한국의 경우 2.5~3% 정도 인데 비해, 인도의 경우는 8.5% 정도 입니다. 곧, 인도의 대표적인 은행인 ICICI에서 최고 신용등급으로 대출을 받는다 해도 주택대출금리가 15% 내외를 왔다갔다 거립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 (물가상승률)이 인도의 경우 역시 10% 내외로, 이를 감안한 실질금리는 그렇게 높은 편은 (오히려 낮을지도?) 아닙니다. 돈 값어치가 한국에 비해서 급속하게 하락하기 때문에 이 비용이 대출금리에 반영된다고 보면 될 것 같네요.
물론 신용을 확인할 수 없고 떼먹힐 확률이 높은 사람에게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만, 수십퍼센트에 이르는 이자율이 합당한지에 대해 살펴보아야 할 필요가 있긴 한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비정상적인 자금조달 과정이나 (특히 한국의 대부업체의 경우는), 부실한 리스크 관리등 사실 빌려주는 사람의 문제를 저신용층에게 떠넘긴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이 비효율적인 것이 어디 대출자의 책임입니까?
저소득층에게도 좋은 조건의 금융혜택을 주자는 유누스의 '발상'
이렇게 생각보다는 싼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이유는 그라민은행의 일반 은행과는 차별적인 리스크 관리 방식과, 대출자 관리 방식 등에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추후에 이야기할 기회를 갖도록 하고... 제가 인도에 갔던 페이퍼들을 정리하다가 본 것은 바로 이 그라민은행의 이자율 체계입니다. (한국에는 잘 안알려져 있는 것이니 매우 진귀한 경험을 하시는 겁니다.흐흐)
[표] 그라민 은행의 이자율 체계
자 학자금 대출 분야를 보시죠. 한국의 경우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받아도 7%인데, 인도의 인플레, 각종 금리차를 반영해도 저렇게 낮은 이자율에 공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은 저렇게 이자율이 높은걸까요?
팝펀딩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좋은 혜택으로 다가갔으면.
이런면에서 보면, 투자자들이 대출자들의 사연을 보고 그에 합당한 이자율을 제시하게 되어 있는 P2P Finance, 그리고 원클릭은 기존 사회와 제도권이 적용하던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 에 새로운 관점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획일적이지 않고, 대출자에게 그 평가의 권한을 넘기는 것이니 그라민은행보다 진일보한 금융시스템이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유누스 총재의 말처럼 사람 개개인을 이해하고, 그에 알맞는 정당한 '평가' 를 내려줄 수 있는 팝펀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아직 과제는 많고, 바꾸거나 새로이 만들어야 할 것이 많아 보입니다만)
뭐 팝펀딩에서 일개 알바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팝펀딩의 '물결' 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은행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갑작스럽게 하드디스크가 날라간 제게도 긴급 구호자금을 대줄 수 있으며(ㅠㅠ), 은행의 비효율성을 줄여 조금 더 낮은 이자율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posted by 팝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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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전 1GB짜리 USB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 후유증이 1주일은 가더라는...
ㅋㅋㅋ이런..-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