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데 제목만한 건 없을 것 같습니다. 원제는 'Martian Child'인데요,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빗대서 만든 제목 같습니다. 이 베스트셀러의 메시지는 ‘남자와 여자는 무쟈게 다르다는 걸 우선 파악하자’라고 전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이 영화 제목이 나타내는 메시지 역시 ‘아이와 아빠는 무쟈게 다르다는 걸 우선 파악하자’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중간 중간에 나오는 대사들 중에 멋진 것들이 몇 개 있습니다.
우선 ‘데이빗’이 입양을 하겠다고 하자 소위 싸커맘으로 보이는 동생이 한마디 합니다.
‘애들은 말이지 세상을 준대도 못 바꾸지만
착 달라붙어선 단물 빨아먹는 모기야
인생, 사생활, 자아가 송두리째 날아가.‘
‘산아제한협회 나가라’
‘농담은!’
‘애 있었으면 그 많은 책을 썼겠으며, 와인을 알아겠으며 마라톤도...’
‘말은 바로 해야지 난 마라톤 안해
그런 거 말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알겠어?
이 험한 세상에 아이를 낳아야 할까 싶긴 해
하지만 이미 태어난 애를 사랑하자는 게 뭐 나빠?’
‘데이빗’이 ‘화성아이’와 친해지면서 가재도구들을 다 박살내면서 놀고 있는데, 입양단체에서 나온 사람이 방문해서 대화를 합니다.
‘입양부모들의 전형적인 문젤 겪는거 같군요.’
‘충격...?’
‘아이 친구 되기에 급급해 부모 역을 잊는 거죠.
쟨 부모가 필요해요. 현실을 깨닫도록 본보기가 될 분이요.’
외계인처럼
에너지와 순수한 잠재력만으로
탐험임무를 띤 채
인간이 되는 의미를 배우러 왔단 걸
데니스와 난 우주에 이르러 서로를 찾았지만
그 방법과 이유는 모른다
어쨌든 난 외계인을 사랑하고
그는 이 별종을 사랑한다
그만큼만 희한하면 우린 됐다‘
딴지 약간.
화성어로 ‘따뜻하고 털난 친구’라는 멍멍이 '플로마‘가 죽자, ’지구아빠’와 ’화성아이’는 별을 보러 갑니다. 거기서 죽은 생명체는 별이 된다는 말을 하죠.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데이빗‘은 ‘액체 철로 된 둥근 암석’에 사는 ‘우린 소멸을 인식하면서도 모두 죽는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우린 서로에게 서로 다가’간다고 말해줍니다. 그것도 아무 이유 없이 말이죠. 그리고 이게 매우 희한한 행동이니까, ‘데니스’에게 굳이 화성인이 아니라도 넌 특별하다고 말해줍니다. 그렇지만 ‘데이빗’이 이 말을 하기 전에 ‘SF작가답지 못한’이라고 한 것처럼, 유기체 차원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지만 유전자 차원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문제는 ‘화성아이’는 굉장히 합리적인 꼬마라서 이런 설명을 철썩같이 믿고 있다가 나중에 과학을 공부하다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까요? 마지막 장면에 도대체 ‘왜’ 부모가 나를 떠났는지 그 이유를 끝까지 밝히려고 하는 이 아이가 말이죠.
물론 이런 분별력을 언젠간 갖추게 되겠죠. 왜냐하면 ‘화성아이’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왜’ 떠났는지에 대한 인류학적, 사회학적, 생물학적 분석이 아니라, ‘당신 정말로 떠나지 않을 거지요?’ 라는 물음에 대한 믿을만한 답변이었을테니까요(사실 인간이 다른 사람이 믿을 만 한지 검증하는 능력도 진화의 결과라고 하지만). 그리고 이 감동적인 순간도 10년만 지나면 의미를 잊겠죠. ‘데니스’는 ‘데이빗’을 점점 떠날테니까요. 그 땐 이 대사를 다시 읊어보면 됩니다.
‘그런 거 말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알겠어?
이 험한 세상에 아이를 낳아야 할까 싶긴 해
하지만 이미 태어난 애를 사랑하자는 게 뭐 나빠?’
그리고 사랑했었다는 게 뭐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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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진짜 화성인이면 어떡하지 ㅋㅋㅋ
저도 이거 봤을 때 그랬는데 ㅋㅋ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