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씨가 쓴 일본전산 이야기는 겉 표지 앞뒤와 책 속에서 다음과 같이 일본전산과 그 CEO 나가모리 시게노부 씨를 수식하고 있습니다.
“소형 초정밀 모터 분야에만 집중해…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지난 10년 동안 매출 10배, 영업이익 24배”
“목소리 크고, 밥 빨리 먹는 사람을 뽑아라”
“회사가 무너지면 영원히 쉬게 된다. 불황이라 한탄할 시간에, 차라리 일을 하라!”
뭔가 다른 점과 열정이 느껴지는 회사와 CEO입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바로 이런 열정과 다름으로 ‘이 회사라면 지금 흔들리는 우리들에게 무언가 지평을 열 힌트를 줄 수 있다’(P.13)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 열정과 다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저는 이것을 한마디로 나가모리 시게노부 씨의 제갈공명같이 귀신 같은 리더쉽이라고 봅니다.
우선 이 회사는 ‘지적인 하드워킹’을 하라는 구호를 쓰긴 하지만,
하여간에 엄청나게 일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들보다 두 배로 일하라’, ‘주말도 없이 일하라’, ‘신입 사원 주제에 쉴 생각을 하다니’, ‘해결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라’(P.8), “일본전산은 ‘아침형 인간’들이 모인 곳인지라 출근 시간이 이르다. 저녁에는 몇 시에 퇴근할지도 모르고, 바쁠 때는 철야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이렇게 직원 가족끼리 회사의 가치관이나 문화를 잘 이해할 때라야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P.163~164)여기서 중요한 건 노동법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미친 듯이 일을 하게 만드느냐 하는 것입니다.
‘<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의 말대로
‘위대한 기업’은 조금은 사이비 종교 집단과 같은 면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자기만의 자긍심, 일사불란한 축제와도 같은 열광, 그리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아도취 정신 같은 것 말이다. (P.30)’라는 말을 봐도 그러려니 할 뿐 ‘왜?’ 에는 대답이 없습니다. ‘왜?’ 를 알아야 써먹을텐데 말이죠.
여기에서 실마리를 제공하는 문장 하나를 다른 책에서 좀 갖고 오겠습니다.
우석훈 박사가 쓴
‘조직의 재발견’ 337쪽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좋은 조직이란, 그 조직원들이 왜 그곳에 존재하는지를 스스로 잘 설명해낼 수 있는 기업이다.’
이런 시점에서 의미심장한 건 91~93쪽에 나오는 일본전산 직원 여덟 명의 인터뷰입니다. 물론 회사생활에 만족하는 사람들만 인터뷰에 응했겠지만, 최소한 이 사람들은 왜 자신들이 일본전산에 있는지를 잘 알고 있어 보입니다.
“고객의 소리를 듣는 개발자가 되어, 내 손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다… 어려운 점도 많지만 고객들이 ‘정말 조용하다’고 찬사를 보낼 만한 모터를 개발하고 싶다.”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내가 맡은 업무로 인해 회사가 막대한 이득을 얻는 것이다. 특허를 출원해 막대한 특허료를 받거나, 시장을 독점하는 것, 그런 숫자로 드러나는 성과를 기필코 얻어낼 것이다.”
“얼마나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얼마나 제대로 된 시제품을 만들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따라 수주 여부가 결정된다. 마치 게임처럼 흥미진진하다.”
각각, 입사 10년차, 15년차, 15년차 직원들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과장급의 관리자들이 이렇게 가녀리고 떨리는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 ‘왜?’에 대한 대답은 없습니다. 여기서
나가모리 시게노부 씨의 말을 좀 들어보죠.
“무엇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을 것인가? 사람은 이상만으로 동행해주지 않는다. ‘저 사람을 따라가면 굶어 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P.135)
‘책을 쓰기 위해 필자가 직원들을 인터뷰해보면, 직원들의 눈빛에 사장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한 것을 역력히 느낄 수 있(P.9)’게 만드는
나가모리 시게노부 씨의 리더쉽을 그래서, 부족한대로 정리해봤습니다.
1. ‘성적이 우수하고 똑똑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보다, 똑똑하지는 않더라도 회사의 합격 통지를 받고 제일 기뻐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P.130) 그리고 그런 사람을 가려낼 만한 독특한 기준을 만든다. (P.43~58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상태만 본다’)
2. 행동공학에 기초한 습관 학습으로 맡은 일에 의욕을 불러일으키며(P.29, P.115. 의욕을 담당하는 측좌핵은 구호 같은 자극으로도 활동하여 집중력을 높여준다. [해마] P.244~245), 숙련도를 높이는 원칙을 적용하고(P.59~60 배(倍)와 절반의 법칙), 직원을 맡은 업무에 따라 당근과 채찍을 기가 막히게 잘 사용한다(P.149~151, 160).
3. 기업의 핵심가치를 잊지 않으며(P.266~267 나가모리 사장은 M&A 대상 기업을 고를 때… ‘기술력’만 있다면 조직이 망가진 회사일지라도 반드시 살릴 수 있다), 제조업에서 중요한 생산성 증가는 비판이 아니라 창조에서 나온다는 것을 강조한다(P.106).
4. 1년 52주 중 35주에 걸쳐 주말에 교육을 실시하며(P.191),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고, 남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절대 하지 않는다](P.180)는 구호를 통해 3류 인재들도 오직 이곳을 통해서만 꿈을 실현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5. 회사가 성장해도 중간관리자가 경영자의 철학을 철저히 실행하도록 한다. (P.154)
이 모든 것을 한 줄로 줄이라면 아까처럼, ‘나가모리 시게노부 씨의 제갈공명같이 귀신 같은 리더쉽’이라고 하거나 원료나 기법보다 그저 그림을 감상하라는 말처럼, 그저 일본전산이라는 그림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적절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경영학 수업에서 담당 교수님이 한 항공기 회사가 성공한 이유로 논문을 쓰고 있었는데,
논문 준비 중에 갑자기 그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논문 주제를 그 회사가 실패한 이유로 바꿨단 얘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 속의 내용처럼, ‘비즈니스 정글’에서 한 기업이 여태껏 살아남은 이유들을 차근히 정리해보고 그것을 자신의 삶과 비즈니스에 적용해 보는 것은
사상누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한 회사가 성공한 이유는 언제든 실패한 이유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말 위대하고 좋은 기업이 왜 그렇게 뛰어난지는 단 한 줄로 결코 설명할 수 없을뿐더러, 위에 적은 것처럼 몇 줄로도 정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 복잡하고도 체계적인 정보처리기관의 한 단면만을 보여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 나름대로(그러니까 별로 신뢰는 가지 않는) 이 책을 통해 떠올려본 좋은 기업의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좋은 조직이란, 그 조직원들이 왜 그곳에 존재하는지를 스스로 잘 설명해낼 수 있는 조직이다.
2. 화장실 청소 같은 기본보다 중요한 건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고, 남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절대 하지 않는다.(P.180)라는, 일종의 ‘선민사상’ 혹은 ‘틈새 포지셔닝’이다.
3. 기업이 살아남는 데는 ‘조직 문화가 얼마나 전근대적으로 보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심리)과학적인 요소를 적용해서 구성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것을 팝펀딩에 좀 적용해보면,
1. 좋은 인터넷 기업이란, 그 고객들이 왜 그곳에 방문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잘 설명해낼 수 있는 기업이다. -> 착한 투자, 사회적 기업, 불법 사채시장 척결.
2. 은행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고, 다른 회사에서 잘못하고 있는 것을 여기서는 하지 않는다. 또는 이곳이야말로 저신용자들에게 희망의 공간이다.
3. 다중의 지혜 -> 인터넷 기업에 맞는 상식. P2P Lending -> 중간 수수료를 제거한 낮은 이자율
결론: 팝펀딩은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PS. 결론은 깜찍하니까 좀 웃으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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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다음의 면클카페라...
형평성 차원에서,
곧 네이버의 종삼카페와도 의미적절한 기고 한 편이 기대되는군요. ㅋ